본계

떠든 거.


  손바닥 맞았을 때 분명 피는 나지 않았는데 피냄새가 나는 거… 코를 묻었을 때 후끈하게 올라오는 열기랑… 근육이 살갗을 째고 나올 것 같은 통증이랑 짠내랑… 어린 다이무스가 보고 싶다… 손바닥에 회초리 자욱이 난 어린 다이무스가 보고 싶다…


  10년이 지나도 빅터는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면 좋겠다. 헬레나에 관한 것과 전쟁은 배제하고. 빅터는 다이무스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다이무스도 도움을 줄 생각이 없었으면 좋겠다… 오지진이 10년 후 빅터다무를 던져주는 바람에 지금 퍼덕 날아오를 것 같다… 퍼더덕… 퍼더덕… 회사로 다이무스를 찾아온 빅터에게 누군가가 지나가는 말로 닮았네, 하고 던진 말을 아닌 척, 신경쓰지 않는 척 했던 주제에 빅터가 오래 품고 있었으면 좋겠다… 느껴진다, 캐붕의 향기… 하지만 10년이 지난 기억 속 다이무스는 미화되어 너무도 커다란 벽처럼 느껴지고 '커서 당신의 발자욱을 좇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자신이 우습게만 느껴졌으면 좋겠다 (ㅠ.ㅠ ) 하지만 다이무스는 되려 빅터를 바라보며 자신이 얼마나 치기어렸는지를, 얼마나 악에 받혀있었는지를 떠올렸으면. 어느정도 색이 자리잡기 시작한 성인과 풋내나는 성인의 온도차를 누군가가 좀… 좀… 적어주셨으면… 그려주셨으면… 찍어주셨으면… 그냥 세상 빛을 좀 보게 해주셨으면…


  입을 억지로 벌리려고 하관 틀어쥐고 비틀다가 코 잡고 키스해버리는 거 보고 싶다.


  시발, 나는 안경이 지 몸 같은 놈들이 넘 좋다. 안경 없을 때 미간이 넓어보여서 어색한 것까지 다 예뻐 죽겠다.


  누가 릭이 물고문 하듯이 공간 열어서 적 뒷머리 붙잡고 처넣었다 빼는 거 연성해주셨으면 좋겠군… 다녀오시오, 하고 존나 단호하게 산지옥을 보여주면 좋겠다… 이런 캐릭터는 아니지만 개취로(막말)


  난 호모를 파고 있으면 격렬한 주먹다짐이 보고 싶고 백합을 파고 있으면 곁에서 숨만 쉬어도 그녀들의 짜증이 느껴지는 캣파이트가 보고 싶다 (ㅠ.ㅠ ) 이럼 안 되는데 얼굴에 주먹 갈기고 손톱 갈기는 게 증말 좋아 (ㅠ.ㅠ )


  책상에 두 팔로 몸을 지탱한 채 일어서서 신문을 읽는 다이무스… 뒤로 이글이 다가와 철썩 등에 제 가슴을 붙이고선 다이무스를 다리 걸어서넘어뜨렸으면 좋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다이무스는 넘어져주지 않을 거야… 크으으으, 이글다무! 다이무스! 다이무스으으!(가슴을 쥐어뜯으며) 만약 다이무스가 넘어져준다면 이글이 다이무스를 책상에 깔아뭉겠으면 좋겠다 (ㅠ.ㅠ ) 넘어지지 않는다면 다이무스는 진즉 이글을 눈치채고 이글, 하고 부르겠지… 목소리 데드섹시… 다이무스가 솔직히 제 감정을 잘 깨닫지 못하는 유의 인간이었으면 좋겠다. 써느러운 일갈을 날리다 상대의 표정을 보고 문득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아차린다거나 버릇처럼 든 만년필로 적어내린 문장에야 제가 화가 났다는 걸 떠올린다거나… 하나도 안 웃긴 드렉슬러의 개그였는데… 집에 와서 다시 생각하다 갑자기 발작처럼 웃음이 터진다거나…


  분노에 차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린 다이무스 보고 싶다… 손이 떨려오면서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글이 피떡이 돼서 바닥에 누워있으면 좋겠군… 이글이 피 섞인 침을 뱉어내면서 다이무스를 비웃었으면 좋겠다. 온 몸으로 그냥 맞아준 거야를 외치며… 어릴 적부터 애어른이어서 격정적으로 분노하는 법을 몰라 책을 펼친 채 손바닥으로 우그러뜨리는 게 보고 싶어요 ㅠㅠㅠ 다이무스… 우리 예쁜 다이무스…


  난 아직도 다무다무에 미련이 가시질 않는다… 더… 더 적고 싶은데… 더… (ㅠ.ㅠ )… 모체와 같아지기 위해서 자신에게 흉터를 부여하는 클론 다이무스… (ㅠ.ㅠ )…


  켄타우로스 홀든 보고 싶다. 신화속 켄타우로스들이 인간보다 1.3배 정도는 크다는 게 너무 좋다. 이글이랑 벨저는 머리카락이 정말 고울 것 같고 다이무스는 위에서 내려다본다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올려다보면 눈그늘이 져있겠지. 하얀 속눈썹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도 예쁘지만 아래서 올려다보는 것도 정말 개꿀이지 않을까. 발굽이 부딪는 따그닥대는 소리가 너무 듣고 싶다. 대리석 바닥을 근엄하게 걷는 다이무스(주르륵) 뭔가 보고 싶은 내용이 있기보다도 그냥 그 장면이 그려져서.손목 발목을 다 부러뜨리곤 움켜쥔 채 다이무스 왈츠 한 곡 추게 만들고 싶다.


  다이무스 냉동실에 처박고 싶다.


  개인적으로 총라티오는 사용한 직후의 총신이 너무 좋은 게, 쑤셔 박으면서 구강에 화상 입었으면 좋겠다 싶어서. 꺼냈을 때 총신이 매끄럽게 빛나는 것도 좋고 고인 침을 삼킬 때 화약 맛이 남아서 컥컥대는 거 보고 싶다. 총신보다도 방아쇠를 쥔 손에 시선이 닿아서 공포로 동공이 움찍이는 것도 좋고 목소리 한 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숨을 쉴 때마다 뜨겁기만 해서 머릿속이 하얗게 비는 것도 좋음.


  공황장애 걸린 것처럼 다이무스 앞에서 좋아한다고 숨도 쉬지않고 분한 표정으로 복창하는 이글이 보고 싶다. 말이 복창이지 정말 모든 말을 잊은 것처럼 외쳤으면 좋겠다. 그 상황이 되게 씨발스러워질 거라는 걸 알고 있으면 더 좋아(데구르르) 이런 건 되게 클리셰 같지만 처음엔 느낌표 한 서른 개 붙을 것 같은 기세로 시작해선 마지막엔 잦아들면서 좋아한다고 씨발 뭐 이런 것도 좋은 것 같다. 난 아무래도 이런 시츄보다는 그냥 이글다무가 보고 싶은가보다.


  갓 씻어서 퉁퉁 부어오른 다이무스 발가락 만지고 싶다. 다이무스도 씻고 나서 허옇게 일어난 입술 껍질을 부지중 뜯는 버릇이 있으면 좋겠다. 수건에 얼굴을 문대면 핏자욱이 묻어났음 좋겠다… 모르겠다… 다이무스 보고 싶다…


  넌 내가 질릴 때까지 내 곁에 있어야할 거야 싶은 이글이 보고 싶은 밤이다…


  바레다무는… 습기 찬 손을 맞잡는 그런 기분이야… 막 끈적끈적하고 금방이라도 곰팡이가 필 것처럼 감정이 포화상태인. 관계가 썩어들어가도 겉으로 드러나는 건 속이 모두 삭아버린 이후일 것 같다. 아니면 카포레짐과 차기 가주라는 그런 당당함도 좋아. 자신의 위치를 누구보다 잘 이용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두 명이기도 하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미성년 때에 비해 내적으로 스스로에 가장 차이가 극심한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다이무스와 히카르도일 것 같은 막연한 환상이 있다. 바~ 레~ 다~ 무~ 타임라인에 바레다무가 보이니 바레다무가 더 보고 싶다. 혈관에선 구더기가 자라고 안구 너머에선 날파리가 끓겠지만 괜찮을 거야. 다이무스 홀든은 널 화장시키지 않을 거거든. 히카르도 불멸자 다쉬퉤어놘돠! 하면서 흡혈률 크리티컬 찍는 게 다시 생각해도 너무 설렌다. 어두침침하고 습한 뒷골목에서 찢어신 살거죽이 다시 재생하며 심박에 가까스레 몸을 일으키는 히카르도가 보고 싶다. 목이 타고 허기가 질 거야. 그러면 아무렇게나 거렁뱅이들의 목줄기를 물어뜯어 해갈하고는 그림자에서 햇빛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네가 보고 싶다. 네가 언제나 살아 돌아가는 곳이 다이무스 홀든의 곁이었으면 좋겠다. 시커멓게 말라붙은 피딱지를 제 몸에 덕지덕지 얹고 가겠지. 더는 죄책감 따위 느낄 수가 없어서 다이무스 홀든의 곁에서 조용히 제일 처음 일어나 제 목구멍 속에 털어넣은 핏물을 고백하고 제일 처음 일어나 떠올린 다이무스 홀든의 이름을 고백했으면… 그런 바레다무가 비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불멸은 회피성의 것이 아니고 그걸 인정해줬으면 좋겠다. 동화가 아니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가 불가능하다는 걸 당신들은 너무도 잘 알 나이니까. 그냥 그 속에서 살았으면 좋겠어.


  이글이 다이무스의 벗은 등을 훑어 내리면서 뼈 마디를 소리내서 하나하나 세어줬으면 좋겠다. 목에서부터 시작해 천천히 눈을 내리뜨고 '하나.' 이렇게 말하는 게 보고 싶다(우울)


  다이무스가 피나 술을 그득 채운 좁은 욕조에서 샴페인 잔이나 머리 위로 부어버렸으면 좋겠다. 뒤로 젖힌 고개가 너무 보고 싶다… 목울대가 보고 싶다… 다이무스… 그냥 다이무스가 보고 싶어…


  벌레먹은 다이무스 멘탈이 보고 싶다구 한다… 어서 이글이 다이무스 인생에 개미나 풀었으면 좋겠다.… 형아 저렇게 단내가 진동하는데 좀 뜯어먹어, 오네가이…


  사람한테 취해있다는 게 그렇게까지 낭만적이지는 않잖아. 다른 사람과 네가 말을 섞으면 다른 사람이 미워지고 우리 대화 위에 다른 이름이 들어오면 짜증부터 나고. 그래도 다이무스를 해할 생각은 하지 못하는 이글이 보고 싶다. 가지를 쳐내고 땅을 무너뜨려서 얇은 나무줄기와 두 발을 겨우 디딜 수 있는 땅만을 다이무스에게 남겨주는. 다이무스에겐 아무짓도 하지 않아. 형이 날 미워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이런 감정이 지배적이라거나. 미움 받는 건 힘들지 않지만 다이무스라면 조금 다를 것 같기도 하고(약간은 무서워할지도 몰라). 하지만 종래엔 미움 받는다는 게 생각보다 기분 좋은 일이라는 걸 알게되어줬으면… 아… 자다 깨서 횡설수설…


  가끔 다이무스 네 손에 어린 시절 굳은살이 박혀 제대로 구부러지지조차 않았던 손가락이 하나쯤 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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