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민호. 이름.

  이름은 일말의 관용으로 남겨진 것인지 영구하게 낙인찍기 위해 부여된 것인지.


  그가 민호의 이름을 부른 뒤에는 언제나 한숨같은 희미한 바람 소리가 뒤따랐다. 단호하게 끊기지 못하는 발음의 잔재였다. 늑골을 근질하게 만드는 얄상한 입술이 아래로 말려들고 잠시간 둥글게 변했다. 그리고 이내 여느 코쟁이 놈들이 그러하듯 '우'하고 이어지는 모음을 녀석은 꼭 묵음처럼 죽이는 것이었다. 글레이더들에게 불리는 그의 이름은 그 자신의 귀에 익은 것과는 퍽 다른 구석이 있었으나 민호가 그것에 대해 언급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글레이더들 또한 그가 어떻게 불려야하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그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행운일 수는 없었으나 이름의 존재란 다행이었다. 민호는 가끔 자신이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더라면(물론 쓸데없는 가정법이었으나) 작금의 자신은 과연 어찌 불리고 있었을까를 상상하기도 했는데 글레이더들이 미로 속의 괴물을 그리버Griever라 명명한 이상 그러나 그들의 입에서 제법 구색 좋은 이름이 나왔을 확률은 희박했음을 인정해야만 했다.




오, 가슴 큰 남캐(중요)